어릴 때 형성된 성격이 평생 가는지, 후천적 경험으로도 달라질 수 있는지 알아보자
들어가는 말 – ‘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’라는 믿음
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격을 “나는 원래 내성적이라서…”, “나는 선천적으로 급한 성격이라 어쩔 수 없어”라고 고정된 사실처럼 말하곤 한다. 그런데 과연 성격이 그렇게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 어려운 걸까? 아니면 새로운 경험이나 노력, 환경적 변화 등을 통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걸까?
이번 포스팅에서는 성격 발달과 변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자.
어린 시절과 청소년기,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성격이 어떻게 형성·유지·변화되는지 다양한 이론과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.
어릴 때 결정된 성격, 평생 갈까?
1. 유아기 기질과 성격 발달
기질은 어느 정도 유전과 타고난 요소를 반영한다. 생후 몇 달 되지 않은 아기부터, 낯선 상황에서 쉽게 울거나 낯가림을 심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경우도 있다.
하지만 그 기질이 곧 ‘절대적 운명’을 결정하지는 않는다. 예를 들어 낯가림이 심한 아기라 하더라도, 따뜻하고 안정적인 양육 환경, 점진적인 사회적 노출(친구들과 조금씩 어울리는 활동 등)을 통해 차츰 사교성을 키울 수 있다. 즉 “타고난 기질” + 후천적 양육과 경험의 상호작용이 최종적인 성격을 만든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.
2. 학령기·청소년기: 학습과 사회적 역할의 영향
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에 학교생활, 또래 관계, 가정환경, 문화적 배경 등은 성격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.
- 학령기(초등학교 시절 전후): 칭찬과 지지를 자주 받으면 자신감을 쌓고, 꾸준히 과제에 도전하면서 성실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. 반면 실패 경험이 계속 쌓이거나, 부모·교사의 지지가 부족하면 열등감이나 위축감을 가질 수 있다.
- 청소년기: 정체성(“나는 누구인가?”)이 형성되는 시기로, 대인관계 갈등, 학업 압박, 자아탐색이 성격 형성에 크게 작용한다. 이때 만난 멘토나 친구 그룹, 취미·동아리 활동 등이 훗날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.
성인기 이후에도 성격은 바뀔 수 있을까?
1. 안정과 변화가 공존하는 시기
과거 연구에서는 성인기에 접어들면 성격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보았다.
그러나 최근의 다양한 추적 연구 결과, 성인기에도 일정 정도의 성격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.
- 예를 들어, 20대 후반~30대가 되면 상대적으로 ‘성실성’과 ‘친화성’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. 직장 생활, 결혼 생활,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더 조직적이거나 타인과 협력적이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.
- '외향성' 또한 커리어 변화나 중요한 인간관계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.
3.2 성격 변화의 동인
- 환경적 변화: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하는 등 큰 변화가 생기면,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사교적이 되거나, 혹은 스트레스가 높아져 신경이 예민해질 수도 있다.
- 학습·훈련·치료: 심리상담이나 자기계발 프로그램, 코칭 등을 통해 의식적으로 자기 행동 패턴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면, 점차 습관이 변하고 성격적 특징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.
- 중요한 인생 사건: 결혼, 출산, 질병, 사고, 인간관계의 큰 변화 등은 성격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. 예를 들어, 아이를 낳아 책임감이 커지면서 예전보다 자기 감정을 잘 다스리게 되거나, 큰 상실을 겪고 성격이 내향적·신중하게 바뀌는 경우도 있다.
이론적 시각 – 성격 변화의 가능성
1. '성격은 고정적'이라는 주장
- 정신분석 이론의 일부에서는 유아기 경험이 무의식적 틀을 형성해, 이후 큰 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본다.
- 생물학적 관점 중에도 '유전자가 결정하는 기질적 특성은 크게 바뀌기 어렵다'고 보는 쪽이 있다.
2. '성격은 변화 가능'이라는 주장
- 사회인지 이론: 인간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, 관찰학습과 인지적 재구성을 통해 스스로 행동 패턴을 바꾸고 성격도 점진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.
- 인본주의 심리학: 성장 욕구와 자발성, 자기실현 가능성을 인정한다. “자기 자신을 성찰하고, 긍정적 환경에서 지지받으면 어느 시점에서든 성격이 발전할 수 있다”는 시각이다.
이 둘의 시각은 상충되기보다는, 개인에 따라 타고난 기질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고, 환경과 학습에 의해 유연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는 식으로 상호보완될 수 있다.
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?
1. 자기인식과 목표 설정
자신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하고, 어떤 부분을 바꾸고 싶은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.
- 예: "나는 너무 완벽주의적이라 스스로를 괴롭히고,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다. 이런 성향을 조금이라도 약하게 되도록 바꾸고 싶다."
- 명확한 목표: “작은 실수나 계획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하겠다.”
2. 점진적 행동 수정과 성공 경험 쌓기
행동주의와 사회인지 이론을 결합한 방법으로, 점진적 노출이나 작은 성공 경험을 늘려가면 성격적 변화도 가능하다.
- 작은 행동 변화를 시도해보고, 이를 해냈을 때 스스로 칭찬하고 만족감을 느낀다.
- 관찰학습: 모델(롤모델)이 되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하는지 관찰하고, 비슷하게 따라 해본다.
3. 주변 환경의 지지와 전문 도움
- 가족,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변화 목표를 알리고, 협조를 요청하면 지속하기가 쉬워진다.
- 전문 상담사, 코치의 도움으로 체계적으로 계획하고, 중간 점검을 하며 안정적으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.
실제 사례 – 성격 변화의 가능성
예를 들어, A라는 사람은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불안을 잘 느끼는 편이었다. 성인이 되어 대인관계 문제를 겪다가, 상담과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했고, 일상에서 규칙적으로 호흡법과 이완훈련을 실시했다. 직장에서 작은 성공들을 쌓으며 스스로를 칭찬했고, 가족과 친구의 지지를 받았다. 몇 년 뒤, A는 이전보다 훨씬 침착하게 상황을 대하는 자신을 발견했다.
이처럼 큰 틀의 기질은 남아 있을 수 있지만, 행동 방식과 감정 조절 습관 등이 달라지며, 전체적인 성격 특성도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.
마무리 – 안정성 vs. 가변성, 둘 다 존재
성격은 분명 어느 정도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. '늘 긍정적인 사람'이라거나 '걱정이 많은 사람'처럼, 핵심 기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한다. 하지만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경험, 그리고 본인의 의지와 환경적 지원을 통해, 성격은 전혀 다른 색깔로 리모델링될 수도 있다.
‘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’고 체념하기보다, 어떤 면을 바꾸고 싶다면 작은 실천부터 해보자. 책이나 강연, 전문 상담 등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, 점진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전개를 기대해 볼 수 있다.
다음 포스팅에서는 '성격과 정신건강'을 주제로, 성격 특성이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며, 성격장애 등은 어떻게 분류하고 관리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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